본문 바로가기

힙합이 뭔데? Vol.3 곁눈질로 배워가는 한국 힙합

등록일|2017.03.02

  • Writer : 최진영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416370000.jpg
 
힙합이 뭔데? Vol.3 곁눈질로 배워가는 한국 힙합

 ‘힙합’이라는 흑인들의 거리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40년간 대중 문화 곳곳에 침투하여 트렌드를 이끌어 오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스며들게 되었는데요. 사실 한국 힙합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초창기 한국 힙합이 PC 통신 힙합 동호회와 클럽 마스터플랜을 중심으로 본격화되었을 때부터 보면 2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셈이죠. Mnet 예능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시작은 힙합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했고, 오늘날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힙합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한국 힙합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알아볼까요?

'힙합' 은 랩,디제잉,그래피티,브레이크 댄스 등을 포괄하는 문화현상으로 본 매거진에서는 '랩'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1.  랩의 시초는 김삿갓삿갓?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록 그룹 출신인 홍서범의 ‘감삿갓’ 이라는 독특한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는 랩 형식을 닮아 있었으며 리듬감 있는 노래였는데요. 이러한 시도가 처음이었기에 그 당시 대중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졌을 지도 모릅니다. 홍서범은 실제로 미국에서 유행하던 랩을 듣고 자신의 노래에 적용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해도 한국에서 힙합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http://www.mnet.com/images/edit/song_attach.jpg

 
  1.  랩 댄스 3인방!
 
 1990 년대의 랩 댄스 뮤지션들은 본토 힙합에 가까운 랩보다는 댄스와 결합시킨 형태의 랩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꼭 기억해야 할 3인방이 있다면! 바로 현진영,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입니다. 이들은 한국 대중음악계 랩 댄스의 시초였을 뿐 아니라 본토 힙합과 상당히 유사한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한국 힙합을 본격화 시킨 선구자의 역할을 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죠.
 
 우선 현진영은 힙합 스타일을 최초로 선보인 가수로 미국에서 1980년대에 유행한 뉴 잭 스윙(힙합풍의 R&B) 음악을 가장 먼저 도입했습니다. 데뷔앨범 <현진영과 와와>의 타이틀곡 ‘슬픈 마네킹’이 바로 이를 잘 보여주는 곡입니다. 여기서 ‘와와’는 백업 댄싱 팀인데요. 이들의 ‘토끼춤’은 우리나라 댄스 음악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었죠! 또 다른 히트곡 ‘야한 여자’는 Rap Version이 따로 실려 있어 미국의 Rap을 도입한 명확한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옛 가요를 샘플링 (기존 음악의 멜로디를 가져와서 다시 만드는 것) 하는 기법은 ‘힙합’과 아주 닮아 있었으며 당시에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현진영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아직까지도 식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8년만에 재즈 힙합 앨범으로 컴백하기도 했죠.
 
 ‘10대들의 대통령’이라 불리우며 대중음악계에 ‘랩’의 폭발적 인기를 일으킨 그룹을 아시나요?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입니다. 록 밴드 시나위의 베이시스트 출신인 서태지는 댄서 이주노, 양현석과 함께 ‘랩 댄스’를 유행시켰고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었죠. 이들은 록과 메탈을 바탕으로 한 랩을 주로 선보였고 당시 청소년 문화를 선도한 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 교실 이데아, Come Back Home 등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습니다. 정말 대단한 팀이죠. 발라드나 트로트가 중심이었던 한국 음악계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한 1992년 이후로 ‘랩 댄스’가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은 현재 블랙 뮤직을 기반으로 한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한국 힙합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고요!

 마지막으로 이 그룹도 빼 놓을 수가 없죠. 듀스는 대중적이고 세련된 힙합 음악을 이끈 전설적 그룹으로, 대중적 인기를 끈 ‘나를 돌아봐’ (1993)는 패션과 작곡 능력 모두 갖춘 듀스의 데뷔곡입니다. 이현도는 현진영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뉴 잭 스윙을 받아들여 구현했고 랩의 아주 중요한 요소인 ‘라임’(Rhyme)을 최초로 녹여낸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현도는 재즈나 펑크 등 다양한 음악과 힙합을 섞는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현도의 앨범을 들어보면 듀스를 보고 힙합을 하게 되었다는 현직 래퍼들의 고백이 나옵니다. 이처럼 이들이 보여준 '힙합'이라는 하나의 문화는 2000년대 이후의 수많은 힙합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428150000.jpg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서범, 현진영,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90년대 초 랩댄스 3인방의 노래를 감상해볼까요? 
 
http://www.mnet.com/images/edit/song_attach.jpg
 

 
  1.  PC 통신 힙합 동호회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724340000.jpg

 한국 힙합의 발전과정에서 PC 통신 동호회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생겨난 여러 PC를 기반으로 한 동호회에서 힙합 뮤지션이 되고자하는 꿈나무들과 음악팬들이 교류를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인 동호회로는 나우누리 ‘돕사운즈’, 하이텔 ‘블렉스’, 천리안 ‘캠프 그루브’ 등이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들은 단순히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정모(?)도 가지며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기틀을 다진 역할을 했죠. 실제로 ‘블렉스’의 열성적인 회원들끼리 모여 (1997) 라는 첫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현직 래퍼인 가리온과 주석도 이 블렉스의 출신으로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동호회 'SNP'는 버벌진트, 피타입, 데프콘 등 굵직한 래퍼를 배출했는데 이들은 한국어만이 가진 매력을 살린 ‘라이밍’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보여 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PC 동호회는 아쉽게도 사용 환경의 한계 등으로 인해 현재는 사라지고 없지만 그 의미만은 기억할 만 합니다. 

※ BLEX 컴필레이션 앨범은 음원권리사의 요청으로 온라인 서비스가 불가능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크루&레이블의 탄생
 
 드렁큰 타이거는 2001년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Good life' 로 1위를 차지하여 힙합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초기의 랩댄스 형식과 달리 댄스가 결합되지 않은 랩 그 자체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드렁큰 타이거의 데뷔 이후에도 많은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속출했고 크루들이 결성되면서 힙합 시장이 더욱 더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DJ, 프로듀서, 래퍼들은 서로 협업이 필요할 때 모여서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모임인 '크루'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보통 친분이 있는 사이, 작업을 같이 했던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크루를 형성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크루의 세력이 커지면서 회사인 ‘레이블’이 되기도 합니다. 2000년대에 유명했던 크루나 레이블 몇 군데를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마스터플랜은 1세대 한국 힙합 뮤지션들이 거쳐간 클럽으로 초기 힙합의 중심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 뮤지션으로는 바스코, 원썬, 주석, 데프콘, DJ 소울스케이프 등이 있으며 현재는 힙합 레이블로 남아 있습니다.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440390000.jpg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바스코, 주석, 원썬, 데프콘

모바일 전체 듣기 ▶
http://www.mnet.com/images/edit/song_attach.jpg


 무브먼트는 드렁큰타이거를 중심으로 결성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힙합 크루로 주요 뮤지션으로는 드렁큰타이거, CB MASS, 윤미래, 김진표, 에픽하이, 리쌍, 다이나믹 듀오 등이 있습니다.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442000000.jpg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드렁큰타이거, 윤미래,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모바일 전체 듣기 ▶
http://www.mnet.com/images/edit/song_attach.jpg


 빅딜 레코드는 둔탁하고 무거운 느낌으로 힙합 본연의 느낌을 구현해낸 레이블인데요. 주요 뮤지션으로는 대표적인 붐뱁 프로듀서인 마일드비츠, 프라이머리, 랍티미스트, 데드피, 딥플로우 등이 있습니다.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450200000.jpg
(왼쪽부터) 프라이머리, 데드피

모바일 전체 듣기 ▶
http://www.mnet.com/images/edit/song_attach.jpg


 그 밖에도 키비, 더콰이엇, 라임어택, 화나, 랍티미스트가 활동하던 소울 레이블 소울 컴퍼니와 MC스나이퍼, 아웃사이더, 배치기가 활동하던 레이블 스나이퍼 사운드 등 다양한 크루와 레이블이 있었습니다.

 
  1.  힙합의 현주소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도 본토 힙합을 잘 구현해낸 뮤지션으로 김진표, 업타운, 지누션을 뽑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중 지누션은 '말해줘'라는 곡으로 굉장한 인기를 누렸었는데요. 한국 힙합계의 큰 손인 양현석이 키워낸 지누션에 이어 만만치 않게 큰 인기를 누린 힙합 아이돌 그룹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그 무대를 넓혀가고 있는 그룹 '빅뱅'입니다. 빅뱅은 데뷔 초부터 힙합의 색깔을 뚜렷이 보여준 아이돌 그룹인데요. 데뷔초의 'How Gee', 'Big boy', '흔들어'를 들어보면 그들의 컨셉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아이돌과 팬덤 문화가 커져가고 있을 무렵, 혜성처럼 나타난 그들은 힙합을 놀랍도록 대중적으로 소화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힙합의 인기가 커질수록 방송에서도 힙합을 접목시킨 프로그램들이 나오게 되었는데요. 대표적으로 Mnet 예능 프로그램의  힙합을 예능에 녹여내어 대중들에게 힙합을 더욱 친근하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수많은 랩 스타를 낳았으며 그들은 현재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죠.
 
 그 뿐만이 아닙니다. 2016년 12월 31일 방영 되었던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위대한 유산’편 기억나시나요? 대중들에게 생소하기만 했던 힙합이 가장 대중적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음악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한국 힙합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죠. 앞으로도 힙합 문화가 우리의 생활 곳곳에 어떻게 그 영역을 넓혀 갈 지 기대 되는 바입니다. 

http://mnetimg.mnet.com/L_uimg/adupload/special/2017/03/02/1527400000.jpg
(왼쪽부터) 지누션, 빅뱅
 
http://www.mnet.com/images/edit/song_attach.jpg

 
그 동안 힙합이 뭔데? 매거진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진영|